군대에서 책 읽는 습관 만들기
군입대를 한 지 대략 8개월 정도가 지났다.
본인은 대학생임에도 사회에 있을 적에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였다.
1년에 4권 정도? 읽지 않았을까 싶다.
책과 친한 편도 아니였고, 더 어릴적에는 부모님이 책 좀 읽으라고 해도 귓등으로 듣는 사람이였다.
하지만 군입대를 하고 현재 한달에 2~3권씩 읽게 되었다.
이제는 책이 작은 취미가 된 사람이 되었다.
필자가 어떠한 사유로 책을 읽게 되었고, 어떻게 습관으로 만들었는지 짧게나마 적어보겠다.
1. 자기계발에 대한 압박
훈련소 기간을 마치고 자대에 왔을 때 느낀 감정은 좀 복잡했다.
일과가 끝나면 누워서 폰보는 게 대부분의 동기와 선임의 모습이였다.
난 속으로
"1년 6개월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시간을 보내면 너무 인생낭비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가 남자의 청춘 일부를 빼앗는다고 말하곤 하는데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정말 그 기간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사회에 나갔을때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책읽기와 운동 2가지를 시작했다.
그 이후에 여유가 생기면서 학교 수업도 듣고, 자격증 공부도 하고 이것저것 손이 닿는대로 했다.
2. 뭐든 첫걸음이 어렵다
대학생 1학년 시절 뭣도 모르고 실존주의 서적에 손을 댔다가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바로 반납해버린 기억이 있다.
이때 기억으로 자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쉬운 책부터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한 쉬운 책은 이렇다.
-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인가?
- 많은 사람이 읽은 책인가?
- 페이지 수가 400 페이지 미만인가?
이 3가지 기준으로 책을 골랐다. 이때 당시 나는 소설에 관심이 있었기에 평소에 관심이 있던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카의 책을 꺼내들었고, 그 책이 '일인칭 단수'라는 단편집이였다.
다행히도 책의 문장은 이해하기 쉬운 편이였고, 맨처음에는 한번에 15페이지 씩 읽었지만, 나중에는 한번 읽을 때 50페이지 이상씩 읽을 정도로 집중력이 늘어났다.
3. 재미붙이기
중간에 비문학도 읽긴하지만 주로 고전소설, 소설을 읽었다. 도서관에 민음사의 소설전집이 많았던 것도 한몫했다.
소설 중 지루한 것도 있지만 인터넷에 검색하면서 재밌는 것 위주로 읽었다.
'1Q84'
'멋진 신세계'
'변신'
'이방인'
이런 책들로 재미를 붙이니까 이때 기른 집중력, 문해력이 조금 더 어렵고 지루한 책을 읽더라도 끝까지 붙잡고 있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4. 책 기록하기
책을 읽고 나서 간단하게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다.
약간의 트로피 헌터 같은 느낌으로 읽은 책들은 난 아이폰 메모장에 적고 이를 인스타 비공개 계정에 짧게 감상평을 남겨놨다.
이게 은근히 쌓이면 뿌듯하다.
5. 얻을 수 있는 것
고3 수험생활 때 인강강사 현우진 인강보다가 어떤 썰 영상을 보게됐는데 요약하자면, 현우진이 중학생때 공부를 전혀하지 않다가 방학때 책만 읽다가 방학이 끝나고 공부를 했을때 공부하는 실력이 빠르게 늘었다카더라는 썰이였다.
일단 기본적으로 교재든 논문이든 글을 많이 읽어야하는 컴퓨터관련 과 특성상 글을 제대로 이해하고 빨리 읽는다는 건 정말 중요한 능력이다. 즉 남들보다 무언가를 습득하는 능력이 높다는 것이다.
그 외에 수업을 들을 때도 상대방의 말의 맥락이나 전달하는 글의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높다면 수업을 하면서 정리하는 필기의 질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개인적인 공부를 할 때도 책을 통해 기른 집중력이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그냥 그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남들보다 더 글을 잘 이해하고 더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장점으로 보였다.
끝내는 말
이제는 부대 도서관에 있는 책들 이외의 책에도 흥미가 많아져서 병 자기개발비를 이용하거나 직접 돈으로 사서 읽기도 한다.
진짜 맨처음에는 무슨 책을 좋아하는 지도 몰랐고 취향도 없었으나 지금은 점점 읽는 책이 늘어가고 책에 대한 스스로의 주관도 생겼다.
이 글을 읽는 이들도 군복무를 단순히 시간을 빼앗긴다고 생각하지 말고 무언가 얻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